2025. 4. 23. 21:00ㆍBook Story/a book

BOOK
사모님! 청소하러 왔습니다
양단우
한줄所感
직업의 귀천이 없다는데
직업에 대한 나의 생각은 시간에 따라 많이 바뀐 편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내 꿈은 놀랍게도 대통령이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내 꿈은 배우였다. 생각보다 진지했다. 연기학원에 전화까지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단순 문의 전화로 끝내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중학생이 된 후 현실감각을 10% 정도 찾은 뒤 나의 꿈은 외교관이었다. 드라마 <가십걸>을 보며, 하버드는 힘들 수도 있으니 프리스턴 대학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고등학생이 된 후 나는 내 현실을 깨달았다. 하버드는 개뿔 손가락에 꼽히는 국내 대학에 갈 성적도 되지 않았다. 직업에 대한 꿈을 꾸기엔 당장 수능에 대한 압박 때문에 아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대학생이 되었다. 대기업 취업이 어렵다는 건 알지만, 열심히 하면 뚫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대학교 4학년이 된 후 대기업을 물론이고 원하던 직무의 중견기업까지 모두 서류탈락한 후 진짜 현실을 깨달았다.
나는 그렇게 5인 미만 사업장을 겨우 벗어난, 회사라고 부르기엔 많은 것이 부족한 곳에 취업했다. 그리고 지금은 2번의 이직을 거쳐 3번째 회사에 다니는 중이다.
지금 하는 일이 내가 원하는 일일까? 조금 더 양보해서 '하고 싶었던 일이었을까?'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하는 일이 퍽 나에게 맞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그렇다면 이 일을 평생동안 하고 싶으냐고 누군가 물어온다면, 역시 이 질문에 선뜻 '네'라는 대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나 역시 일에 대한 고민이 많기에, 일에 대한 고민을 담은 에세이가 있으면 읽어보려고 하는 편이다. 책 속 주인공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사무직 회사생활이 맞지 않아 청소일을 시작한다. 돈을 버는 모든 일은 쉽지 않다. 그가 사무직을 벗어난 청소일 역시 그랬다.
책 전반에 떠나지 않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직업의 귀천'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있을까? 이런 일은 이런 나이대의 사람만, 이런 성별의 사람만, 이런 조건의 사람만 할 수 있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을까? 슬프게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이런 암묵지가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생각하는 직업의 귀천은 결국 '내가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이냐, 아니냐'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귀하게 여기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면 좋은 일일 것이고,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내가 죽겠으면 귀하지 못한 일일테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내 스스로가 귀하게 여기는 일을 하고 있는가?
귀천
신분이나 일 따위의 귀함과 천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