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5. 21:00ㆍBook Story/a book

BOOK
언러키 스타트업
정지음
한줄所感
모든 게 될 수도,
모든 게 되지 못하기도 하는 스타트업 세상
나의 첫 회사도 스타트업, 두 번째 회사도 스타트업, 세 번째 회사도 스타트업이었다. 아니, 중소기업이었다. 아니, 스타트업이었나? 아니, 중소기업이었나?
사실 나는 아직도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차이를 잘 알지 못한다. 인터넷에 중소기업-대기업을 나누는 기준에 대한 이야기가 난무하고, 스타트업에서만 쓰인다는 휘황찬란하고 멋들어져 보이는 듯한 스타트업용어가 공개되어 희화화되기도 한다. 여전히 회사를 구분하는 기준을 명확히 알지 못하지만, 어쨌든 나는 지금까지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그 어딘가에 있는 회사에 표류하고 있다.
이곳에 다니며 데인 것도 많고, 기쁘고 재미있었던 기억도 많다. 그래서 스타트업에 관한 드라마나 책이 나오면 오히려 잘 보지 못하는 편이다. 마치 내가 굳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치부를 코 앞에 갖다 대는 듯한 장면이 나올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 책도 한참을 읽을까, 말까 고민한 끝에 집어 들게 되었다. 여담이지만 드라마 <스타트업>은 보지 못했다.
책 내용은 재미있었다. 소위 말하는 발작버튼이 눌려질 법한 장면도 있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깔깔거리면서 읽었다. 특히 책 말미에 유튜브 콘텐츠 촬영을 가장한 CEO와 한 판 붙는 콘텐츠 촬영씬에서는 배를 잡고 웃었다. 나 같아도 저런 밉상이 있으면 앞, 뒤 안 가리고 너 죽고, 나 죽고 하자고 덤벼들 것 같기도 하다. 그랬던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3개의 회사를 다니면서 느낀 건, 회사란 공간은 결국 모두 비슷하고, 작은 회사일수록 대표님의 성향을 따라갈 수밖에 없으며, 비슷한 듯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곳이라는 사실이었다.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하던 나에게 언니가 해준 말이 있다.
"너 이제 고작 2번째 회사에 다니고 있는 거야. 세상에 회사가 얼마나 많아. 그중에 겨우 2번째 회사라고. 다음 회사를 갔는데 너한테 안 맞을 수도 있고, 잘 맞을 수도 있지. 겨우 두 군데 다녀본 주제에 회사는 결국 다 같다고 판단하는 건 섣부른 거 아닐까?"
그렇게 나는 3번째 회사로 이직했고,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업무와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스타트업, 그리고 이전에 내가 다닌 스타트업, 지금 다니고 있는 스타트업의 차이점도 뚜렷하지만 명확한 공통점 하나는 알 것 같다. 어디를 가든 참 파란만장하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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