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 대하여

2025. 3. 15. 16:15Movie & Drama Story/a movie

 

 MOVIE 

  딸에 대하여 


 

 한줄所感 

 어떻게 남의 일이야. 내 일이 될 수도 있는데. 

 


가족이라는 관계는 참 묘하다. 가장 가까울 수도 있으면서 가장 먼 관계도 될 수 있는, 너무 사랑하기고 속속들이 잘 알기 때문에 서로에게 가장 악독하게 행동할 수 있는 관계이다. 남이 이러쿵저러쿵 하는 행동에는 쿨하게 말할 수 있으면서, 가족이 똑같은 행동을 하면 감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도 이런 비정상적인 관계성 때문일 테다.

 

엄마인 주희와 딸인 그린은 수년간의 언쟁을 통해 서로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고 있다. 큰 싸움이 되지 않기 위해 서로에게 약점이 되는 이야기를 애써 피하고자 했지만 풀리지 않는 문제는 풀리기 전까지 이들 앞에 던져진다. "그게 어떻게 남의 일이야!"라고 외치는 딸의 외침에 엄마는 "내 딸이니까 안돼! 왜 하필 내 딸이 그래야 해!"라고 응수한다.

 

요양병원에서 주희가 간병하는 제희 할머니가 더 이상 돈이 되지 않자, 지원을 끊으려 한다. 병원관계자에게 주희가 "내 가족이라도 이렇게 하시겠어요?"라고 외치자, 병원관계자는 "가족이면 다르겠죠. 근데 남이시잖아요. 남인데 왜 이렇게까지 하세요?"라고 반문한다. 그때 주희가 말한다. "이게 어떻게 남의 일이야. 내 일이 될 수도 있는데."

 

사람들의 이기심과 무관심은 세상에 벌어지는 많은 '나쁜 일'들이 내 일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죽음, 늙음, 예상치 못한 사고들과 같이 불행하거나 불운한 일들이 언젠가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 더 양보하고, 신경 써주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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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상대가 이유 없이 밉다면, 내가 가진 모습 중 가장 싫어하는 모습을 상대를 통해 투영해서 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직접 하는 것도 아니고 상대방이 하는 행동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것을 뿐인데도, 갑자기 내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강력한 수치심을 느끼는 것도 이런 맥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영화 초반 그린이가 대뜸 엄마인 주희 집에서 주희가 차려준 밥을 먹으며, '나 돈 좀 빌려 달라니까?'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나는 잠시 영화를 껐다. 그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유 모를 답답함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정도에 상관없이 상대의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고 나아가 당당하게 요구하는 사람을 만나면 쉽게 분개한다는 걸 이때 다시 느꼈다.

 


이타심

남을 위하거나 이롭게 하는 마음.

 

이기심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거나 남의 이해는 돌아보지 않는 마음.

 

내 가족의 일에 가장 이성적이어야 하지만, 쉽지 않다
모두 내가 겪을 수도 있는 일이라 생각하면 세상이 좀 더 따뜻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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