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20. 19:00ㆍMovie & Drama Story/a movie

MOVIE
소녀는 울지 않는다
한줄所感
울지만, 울고만 있지 않는 소녀들
* 제 20회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BIKY) 상영작
오래전, 부산어린이국제영화제를 처음 들었을 때는 어린이가 보는 애니메이션과 같은 영화를 보는 영화제라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이 영화제는 어린이가 보는 영화를 보는 곳이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었다. 어린이나 청소년이 주인공이기도 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하는 부모나 선생님 등이 주인공인 영화.
그 이후로 매년 BIKY영화제 개최기간 중 하루는 꼭 시간을 빼서 참석하는 편이다. 이미 성인이 되버렸고, 아이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닌 나는 이때가 아니면 이런 이야기들에 대해 아예 보고, 듣고, 느끼지 못한 채로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제20회 BIKY 영화제에서 처음 본 영화는 <소녀는 울지 않는다>였다. 다양한 국가, 다양한 상황에 처한 다큐라는 점, 특히 할례를 피해 도망친 아이에 대한 이야기도 담긴 작품이라는 점이 궁금해 관람을 결정했다.
영화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생존을 위해서 도망치듯 살아가는 아이도 있었고, 생존에 대한 위협 없이 '나의 존재성'에 대해 고민하며 살아가는 아이도 있었다. 영화를 보며 의아했던 점은 영화에 나오는 소녀들 대부분이 눈물을 보였다는 점이다. 소녀들이 울고 있는데 왜 제목이 '소녀는 울지 않는다' 였을까? 이것에 대한 대답은 영화가 끝난 뒤 이어진 GV에서 들을 수 있었다.
감독님은 말하셨다. 영화에 나오는 소녀들은 제목과 달리 우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울지 않는다'라고 지은 이유는 '울고만 있지는 않는다'에 가깝다고 했다. 때로는 답답한 상황 때문에, 때로는 위협적인 상황 때문에 눈물을 흘릴 수는 있지만, 가만히 울고만 있지 않는 소녀들이라는 점. 그들은 울면서도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움직이는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제목을 <소녀는 울지 않는다>라고 지었다는 점이 마음에 많이 남았다.
사실 이 영화를 관람하는 날, 영화의 관람객이 나를 포함해 총 3명이었다. GV가 예정되어 있던 작품이라, 영화가 끝나자마자 감독님과 관람객보다 훨씬 많은 수의 촬영팀이 영화관 안으로 들어왔고, 단 3명 만을 위한 GV가 시작되었다.
뭔가가 아이러니한 현장 모습에 나는 지레 '감독님이 관람객수가 너무 적어 실망하시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했다. 이게 말 그래도 전혀 걱정 할 필요가 없는 오지랖이었다. 한껏 뿌듯하고 감동받은 표정을 지으시며 관람객 1명, 1명과 눈을 맞추며 열성적으로 GV를 해주시던 모습에 내가 더 감동받아 버렸다.
'이런 이야기를 담은 다큐를 찍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라고 눈을 반짝이며 답하시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때로는 누군가가 원하지 않더라도 해야만 하는 이야기가 분명 있는 법이니까.
직업 특성 상 늘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찾아다니던 나에게, '해야만 하는 이야기니까요'라는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도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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