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를 끄는 소녀

2025. 7. 23. 19:00Movie & Drama Story/a movie

 

 MOVIE

 캐리어를 끄는 소녀 


 

 한줄所感 

 가까워지길 원하면 더 멀어지는 굴레

 


* 제 20회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BIKY) 상영작

 

내가 가장 최근에 겪은 불안한 상태는 반 계약직으로 이직이 결정되었을 때였다. 정규직으로 입사가 확정되었으나, 입사 후 3개월 수습기간 후 평가가 좋지 않으면 입사가 취소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어 전환이 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가 빠르게 덧붙었다. 덕분에 3개월 간 나는 매일이 불안했다. 버거운 요청도 섣불리 거절할 수 없었고,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의견이 들리면 신경이 곤두섰다. 진행한 일에 대한 결과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다음에 잘하면 되지'라는 사람들의 말은 전혀 위안이 되지 못했다. 나에게는 다음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3개월 뒤, 수습기간 종료 후 최종적으로 정규직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난 후에야 버거운 일은 버겁다고 말할 수 있었고, 긴 호흡으로 결과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시간 속에 붙잡혀 있으며 깨달았다. 불안이라는 감정은 한 사람을 매 순간, 모든 말에 휘둘리는 존재로 만들어버린다는 것을 말이다.

 

영화 <캐리어를 끄는 소녀>는 보육원에서 자란 영선이 부유한 수아네의 일원이 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이야기이다. 영선은 테니스를 좋아하고 잘하는 아이이다. 하지만 운동이나 예술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선 돈이 많이 들다 보니, 계속 테니스를 하기 위해 동갑내기 테니스 선수 수아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요구받게 된다. 처음에는 이 역할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영선이었으나, 수아의 부모님을 만나고, 수아네의 집에 얹혀사는 기회를 얻게 되며 '나도 수아네의 일원이 되겠어'라고 마음먹게 된다.

 

점점 자신의 영역을 침범해오는 영선을 수아가 좋아할 리 만무했다. 수아가 일원이 되기 위해 한 발짝씩 다가올수록, 수아는, 그리고 수아네 가족들은 영선이 다가온 것보다 더 멀리 밀어내기 시작한다. 영선에게 끊임없이 '너와 우리는 달라'라고 말하며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그러나 영선이 조심스럽게 선을 넘는 순간, 영선은 완전히 밖으로 밀쳐진다.

 

큰 상처를 받은 영선은 좋아했던 테니스 라켓을 버린다. 그러나 영선의 친구는 다시 테니스 라켓을 갖다 준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알 수 없지만, 영선은 다시 테니스 라켓을 손에 쥔다.

.

.

불안함은 대게 나에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될 때 생겨난다. 나의 의지나 노력 여부와 상관없이 원하지 않는 결과를 마주해야 한다는 점이 마음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인데, 지금 주어진 선택지 말고 다른 대안이 없을 때 사람은 간절해진다. 그리고 모든 것에 휘둘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들은 늘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리기 마련이다. 살아가다 보면 이 사실을 잊게 되니 마음속 감옥을 만들고 스스로를 가두게 된다. 수아네의 일원이 되지 않으면 인생이 끝난다고 생각한 영선이 여전히 테니스 라켓을 손에 쥘 수 있었던 것처럼, 세상에는 늘 내가 모르는 많은 것들로 가득 찬 곳임을 잊지 말자.


 

가족이 되기를 꿈꿨지만
좁혔다고 생각하면 훨씬 더 멀어지는 관계에 대하여

'Movie & Drama Story > a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무르  (5) 2025.07.29
사랑, 우유, 그리고 치즈  (3) 2025.07.25
소녀는 울지 않는다  (0) 2025.07.20
슈퍼맨 (2025)  (5) 2025.07.19
머니볼  (1) 2025.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