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우유, 그리고 치즈

2025. 7. 25. 19:00Movie & Drama Story/a movie

 

MOVIE

 사랑, 우유, 그리고 치즈 


 

 한줄所感 

 어설픈 치즈 만들기가 능숙해지는 만큼

성숙해지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일

 


* 제 20회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 (BIKY) 상영작

 

아버지가 회사에 다닌 지 40주년을 끝으로 퇴직을 준비하고 계신다. 무려 40년간 일하셨지만, 나는 아버지가 어떤 모습으로 일하는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가끔 나와 언니가 모두 잠든 후, 안방에서 엄마의 토닥임을 받으며 우시던 아빠의 뒷모습을 보며 '돈을 번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이구나..'라고 느낄 뿐. 

아빠, 엄마의 보호 아래에서 자라나 성인이 된 후, 사무직에 종사하며 어렴풋이 '돈 버는 건 참 힘들구나. 이걸 몇 십년을 해야만 한다고?'라고 느낄 뿐.

 

그래서일까.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님의 보호와 지원을 받으며 최대한 늦게 직장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특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영화 <사랑, 우유, 그리고 치즈>의 주인공 또똔느는 누가 봐도 부정할 수 없는 금쪽이이다. 친구들과 꽐라가 될 때까지 술을 마시고, 비슷한 친구들과 함께 깽판을 치고, 술이 덜 깬 채로 아빠에게 자신을 데리고 오라고 전화나 하는 금쪽이. 그의 평화로운 금쪽이 생활은 아빠의 죽음으로 끝이 난다. 그에게는 아빠 대신 보살펴야 할 어린 여동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생을 굶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는 이제 돈을 벌어야만 했다.

 

그러나 평소에 제대로 일해 본 적도, 동생을 돌본 적도 없는 그가 제대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겨우 얻은 직장을 박차고 나온 후, 그는 생계비를 위해 우연히 알게 된 치즈대회와 아빠가 만들던 치즈 사업을 떠올리게 된다. 치즈 만들기 공부는커녕 아빠가 치즈 만드는 모습을 지켜본 적도 없는 그는 야심 차게 '치즈대회 1등 해서 상금 받기'라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의 치즈 만들기는 어설프기 그지없다.

하지만 여러 우여곡절 끝에 치즈 만들기에 성공한다.

그리고 당당히 치즈를 출품하러 간 경연장에서 '그는 치즈제출 자격조건'조차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그는 처음으로 만든 자칭 최고의 치즈를 제출하지도 못한 채 집으로 돌아온다.

 

모든게 어설프고 치기 어린 모습이었지만, 그가 끊임없이 동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에 마음이 찡하기도 했다. 감독인터뷰 내용 중 '슬픈 이야기이기 때문에 시각적으로는 밝고 사랑스럽게 보이게 만들었다'는 내용이 자꾸만 떠오르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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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아이들이 더운 여름 땀으로 흠뻑 젖은 손과 팔을 솥에 넣고 치즈를 휘저을 때마다 '위생... 위생...'을 속으로 계속 외쳤다. 이런 영화를 보면서도 위생적인 것을 따지는 내 모습도 참 싫었고. 그래도 손 한 번만 씻고 치즈를 만지면 어디가 덧나니 얘들아!

 


친구를 사귈 때 꿈꾸는 우정의 모습
금쪽이었던 오빠가 치즈 만들기에 도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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