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17. 21:00ㆍBook Story/a book

BOOK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치카와 다쿠지
한줄所感
비의 계절이 돌아오면 다시 만나러 갈게요
일본영화로 유명한 작품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원작이 있다는 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래서 영화보다 책으로 먼저 보게 된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가끔 친구들과 이런 물음을 서로에게 건넬 때가 있다. "너는 미래를 알 수 있는 버튼이 있다면 누를래?".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무조건 누르겠다고 답했고, 지금은 잘 모르겠다. 버튼을 눌려서 도달한 미래가 밝다면 현재를 더 열심히 살아갈 것 같지만, 불행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면 나는 과연 계속 살아가겠다는 선택을 할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어떤 작품이든 유튜브에 간단한 검색만으로 결말을 알 수 있는 세상이다. 나는 외부평가와 상관없이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은 개봉 직후 스포를 당하기 전에 빠르게 보려고 하는 편이다. 볼까, 말까 고민이 되는 작품이 있다면 유튜브에 검색을 해보고 결말이 용두사미는 아닌지, 해피엔딩으로 끝나는지 확인한 후 작품시청에 들어간다. 이렇듯 나는 이야기의 결말을 아느냐, 모르느냐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이야기는 요즘 표현법으로 설명하자면, 미오의 회귀물이다. 그런데 먼치킨물도 아니고, 과거를 알지만 그걸 바탕으로 미래의 결말을 바꿀 수도 없다. 즉, 회귀물이지만 말 그대로 되감기만 한 이야기를 다시 재생할 뿐이다. 거기다 결국 서로가 상실을 겪는다는 점에서 보자면 이 이야기는 100번, 1,000번 반복해서 보아도 새드엔딩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마냥 새드엔딩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미오는 모든걸 다 알고서도 과거로 돌아가, 이전에 했던 행동을 반복한다. 다시 타쿠미를 만나고, 유지를 만난다. 이 과정에서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비의 계절이 끝나자 미오는 떠났고, 다시 타쿠미와 유지만 남게 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전과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어 보였지만, 어쩐지 두 사람은 이전보다 좀 더 깨끗하고 즐겁게 살아갈 것 같았다. 이별할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상실을 겪은 이들에게 미오가 찾아온 시간은 헤어짐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책을 덮은 후 스스로에게 다시 물었다.
"미래를 알게 되었고, 그 미래가 불행하다는 걸 알고서도 계속 살아갈래?"
그 질문에 나는 이제 "그래도 살아갈래." 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국 결과만큼 중요한 게 바로 '과정' 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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