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 26. 20:49ㆍMovie & Drama Story/a movie

MOVIE
8번 출구
한줄所感
반복되는 굴레를 벗어나는 법
※쿠키 영상 없어요.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 <8번 출구>가 개봉했다. 직접 '8번 출구' 게임을 해본 적은 없지만, 게임 유튜버들의 영상을 자주 봤던 터라 게임이 어떻게 영화화될지 궁금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게임 속에서 단순한 규칙에 따라 무한히 반복되기만 하는 과정을 1시간 넘는 이야기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였다.
영화 상영시간은 1시간 30분 내외로 짧은 편. 요즘 기본 2시간, 최근 개봉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무려 2시간 30분가량의 상영시간인 것과 비교한다면 굉장히 짧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규칙에 의존해 무한반복되는 게임을 1시간 30분 가량의 이야기로 만들어냈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짧은 러닝타임이 아쉽기보단 경이롭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영화는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는 인물'을 중심으로 시작된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복적인 삶의 굴레 속에서 살아간다. 취업할 나이가 되면 대부분 회사에 입사하고, 직장인이 되어 대중교통을 타고 출근하고, 퇴근시간이 되면 다시 대중교통을 타고 퇴근을 한다. 그러다 결혼적령기가 되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그 아이가 커서 취업할 나이가 되면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대부분이 사람들이 각자의 규율 속에 속박된 채, 반복되는 삶의 무게를 살아가고 있다. 단연코 그 삶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무게를 더하지 않기 위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에 눈을 감기 시작한다.
영화에 나오는 '헤매는 사람'과 '걸어 다니는 사람' 모두 각자만의 삶의 무게를 견디며 반복되는 삶의 굴레를 살아가는 사람이다. 이 사람들이 모종의 이유로 뫼비우스 띠 같은 '8번 출구' 지하도에 갇힌다. 처음에는 '잘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한 번만 틀려도 다시 리셋되는 게임룰 속에서 절규한다. 이들 앞에 한 아이가 나타난다.
아이는 게임 규칙에 나오는 룰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아이였다. 하지만 '걸어다는 사람'은 아이의 신호를 알아채지 못했고, '헤매는 사람'은 아이의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함께 바라본다. 아이의 신호를 귀담아 들은 '헤메는 사람'은 결국 뫼비우스 띠 같은 8번 출구 지하도를 빠져나오게 된다.
딱 기성세대와 신진세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이때, 우리는 기성세대를 마냥 고지식하고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비췄다면, 영화에서 보여지는 기성세대 (=걸어다는 사람)는 단순히 고지식하면서 일방향적인 사람이 아니었다는 점이 슬펐다. 중요한 순간 아이의 손을 놓긴 했지만, 그는 홀로 떠도는 아이를 가엽게 여기고, 늘 아이를 살피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답답한 부분도 많았다.
이상현상이 나타나면 돌아가면 되는데, 뻘겋게 변한 조명을 보고도 앞으로 나아간다던가... 천식 때문에 가지고 다니는 약을 왜 대뜸 버리고 가는 것이며... 이상현상이 나오면 제발 돌아가... 왜 굳이 이상현상을 다 보지?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아. 영화 스토리를 전개하려면 어쩔 수 없었다는 이유 말고는 이해할 수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한 만큼 재미있게 본 영화였다.
그리고 언젠가는 내가 겪게 될지도 모르는 크고 작은 억울하고 부당한 일들이 없어지려면, 내가 먼저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늘 눈을 뜨고 미묘하게 나빠지는 것들을 알아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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