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18. 20:00ㆍBook Story/a book

BOOK
퀸의 대각선 1,2
베르나르 베르베르
한줄所感
개인의 힘 vs 집단의 힘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의 신작이라 고민 없이 집어든 책이었다. 제일 처음 읽은 <나무>를 시작으로 <잠>, <제3 인류>, <신> 등 늘 읽을 때마다 기대감을 듬뿍 충족해 주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아직까지 작가님의 책 중 읽어보지 않은 책이 <개미>이다. 벌레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표지에 그려진 개미 그림에 손을 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심지어 지금도). 그런 면에서 프란츠 카프카 <변신>이라는 책도 겨우겨우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언젠가 벌레에 대한 극도의 공포감이 사라지게 되면 <개미>를 읽어보는 걸로...
책 제목과 표지에 그려진 체스말 그림을 보고 단편적으로 생각했던 건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 캠빗>같은 내용일까 싶었다. 그런데 책의 주 내용은 매개체가 '체스'일뿐이지, 사실은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에 대한 이야기였다.
책 속에는 극단적으로 홀로 있는 상태를 못 견디는 집단주의 성향의 니콜과, 극단적으로 집단에 있는 상태를 못 견디는 개인주의 성향의 모니카가 나온다. 두 사람은 체스 경기를 펼치는 방식부터 각자의 삶을 끌어가는 방식도 정 반대의 성향으로 끌어간다. 중요한 건 각자가 가진 성향으로 각자의 성취를 이루어갔다는 점이다.
어쩌다 보니 어린 시절 체스경기를 시작으로 서로를 죽일 만큼 미워하는 앙숙이 되어버린 두 사람. 이 두 사람이 서로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쫓고 쫓는다. 그러면서 각자의 성향을 기반으로 삶을 꾸려가는 방식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개인주의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모니카의 삶의 방식에 좀 더 흥미가 갔다.
이전보다 개인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세상에 드러나고 있는 것은 맞으나, 우리나는 여전히 집단주의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회사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이전보다 상대적인 압력이 약해져 보일 뿐이지, 여전히 집단주의 규칙을 따라주길 바란다. 그래서 늘 고민이었다. 집단주의 성향이 맞지 않는 나에게 회사생활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개인주의 성향을 가진 모니카가 집단(회사)에서 활동을 펼쳐가는 모습이 눈길이 갔다.
흠... 역시 집단 속에서 개인이 살아남으려면 능력이 아주아주 특출 나야 하는구먼. 흑흑.
생각해 보면 나는 늘 사람들 속에 있을 때보다 홀로 있을 때 편안감을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과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으로 혼자 있기보다 사람들 속에 있기 위해 노력할 때도 있었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 상태를 보여주는 자체가 나의 약점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불편함과 소진감을 느끼면서까지 이렇게까지 단체생활에 매달려야 하는 이유가 뭐지?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그때부터 나는 사람들과 필사적으로 어울리는 걸 내려놓았다. 드디어 나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대부분의 일상에서 힘을 빼고 지낼 수 있게 되었다.
현실에서 일을 진척시키기 위해서는 집단의 힘이 필요할 때도 있고, 개인의 힘이 필요할 때도 있을 것이다. 또 최근에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서는 집단보다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 이야기들을 볼 때면 생각한다. '개인주의가 좋다, 집단주의가 좋다'라는 흑백논리적 선택지가 아니라, 그저 각 사람이 가진 성향을 존중해 주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말이다.
P.S. <퀸의 대각선>을 읽으며 혼란했던 순간이 있다. 책 속의 사건들 중 진짜 현실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혼재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현실에서 벌어진 911테러, 오사마 빈 라덴과 같은 인물이 등장하자 나는 혼란스러웠다. 그때부터 어디까지가 현실을 기반한 내용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인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알고 보니 우리나라에도 몇몇 작가님들이 현실과 픽션을 섞는 스타일의 작법으로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신기했던 날.
개인
국가나 사회, 단체 등을 구성하는 낱낱의 사람
집단
일정한 역할을 가지고 여럿이 한데 모여 떼를 이룬 무리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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